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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입 맞춰야 연결되는 다리 있다. 120만 한국인의 휴양성지
작성자 호성투어 작성일 2024-04-11 18:02:04

푸꾸옥 남부 시내를 돌며 가장 인상적이었던 건 놀라울 정도로 획일화된 도시의 풍경이었다. 파스텔톤으로 칠한 고만고만한 키의 건축들이 바다를 향해 펼쳐져 있었다. 호텔도 레스토랑과 상점도 디자인이 비슷했다. ‘선셋타운’이라는 마을 이름도 비현실적이었다. 하나하나의 개성, 각자의 삶을 포기한 채 일관된 비전으로 설계한 도시의 풍경이라니.

썬그룹이 주도해 개발한 남부 지역은 일대가 지중해풍의 테마파크를 방불케 했다. 영화 ‘트루먼 쇼’ 방식의 거대한 세트장 같다는 생각을 여러 번 했다. 날씨와 파도까지 자유자재로 컨트롤했던 영화처럼, 선셋타운의 낭만도 고도로 설계돼 있었다. 매일 밤 해상 극장에서 뮤지컬 쇼와 불꽃놀이를 벌이고, 끝나는 시간에 맞춰 인근에서 야시장이 서는 식이다.

베트남 푸꾸옥 선셋타운의 모습. 건축 양식도 외벽과 지붕의 색도 모두 비슷하다. 백종현 기자

 

선셋타운에서 혼똔섬으로 이어지는 세계 최장의 해상 케이블카(7899,9m)가 이곳의 대표 명물이다. 혼똔섬으로 들어가는 20분 동안 선셋타운과 주변의 어촌 풍경이 한눈에 들어왔다. 혼똔섬은 거대한 놀이공원이다. 외딴 섬에서 즐기는 워터슬라이드, 바닷속을 누비는 ‘시워킹’도 있지만, 케이블카가 제일 짜릿했다.

 

세계 최장의 '선월드 해상 케이블카'에서 본 푸꾸옥의 전경. 선셋타운을 벗어나면 정겨운 어촌 풍경이 드러난다. 백종현 기자

 

요즘 푸꾸옥에서 가장 핫한 곳은 선셋타운 앞바다에 선 ‘키스 브릿지’다. 400m 길이의 다리 2개가 30㎝ 간격을 두고 마주 보는 특이한 구조의 다리다. 다리 양쪽 끝에 서서 상체를 숙이면 입을 맞출 수 있다. 해 질 녘 찾아갔더니, 다리는 키스를 하려는 연인들로 인산인해를 이뤘다. 바다로 떨어지는 해를 보며 수십 명의 입맞춤을 지켜봤다. 그들 모두 로맨스 영화의 주인공처럼 보였다.

 

푸꾸옥의 선셋타운의 키스 브릿지. 다리 중앙에서 입을 맞추는 낭만적인 사진을 남길 수 있어 큰 인기를 끌고 있다. 해 질 녘 유독 많은 사람이 몰린다. 백종현 기자

 

입 맞춰야 연결되는 다리 있다…120만 한국인의 '휴양 성지' | 중앙일보 (joongang.co.kr)

푸꾸옥(베트남)=글·사진 백종현 기자 baek.jonghyun@joongang.co.kr